도로명 이야기
청빈한 선비들의 기개가 스민 남산의 구릉
남산골길은 서울의 랜드마크인 남산(목멱산) 북쪽 자락인 필동 일대에 위치한 길입니다.
조선시대 한양의 권력자들과 부유한 양반들은 경복궁과 가까운 북촌(가회동 일대)에 모여 살았습니다. 반면, 남산 자락인 '남산골(남촌)'에는 벼슬길에 오르지 못한 가난하고 몰락한 양반들이 옹기종기 모여 살았죠. 이들을 비유적으로 '남산골 딸깍발이'라고 불렀습니다.
'딸깍발이'라는 말의 유래는 애잔하면서도 꼿꼿합니다. 이들은 마른 날에도 가죽신 대신 비 올 때나 신는 값싼 나막신을 굽도 갈지 않고 신었는데, 걸을 때마다 마른땅에 나막신이 부딪혀 '딸깍딸깍' 소리가 난다고 하여 붙은 별명입니다. 겨울에 때릴 땔감도, 주린 배를 채울 밥도 없었지만, 이들은 방안에 꼿꼿이 앉아 글을 읽으며 선비로서의 지조와 자존심만은 굳게 지켰습니다.
당파싸움에서 밀려나 가난했지만 타협하지 않는 꼿꼿한 선비정신. 남산골길이라는 이름에는 세속적 성공보다 도덕과 학문을 중시했던 이들의 자부심이 묻어 있습니다. 현재 이 길에는 사대부의 가옥들을 복원해 놓은 '남산골 한옥마을'이 조성되어 있어 옛 정취를 느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