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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원로

도로명 이야기

그물을 펼치듯 트렌드를 끌어당기는 시장길

망원로는 마포구 합정동에서 망원동을 관통하여 한강공원으로 이어지는 길입니다. 골목골목 퍼져가는 고소한 참기름 냄새와 커피 향이 공존하는 곳이죠.

이름의 유래는 조선시대 명소였던 '망원정(望遠亭)'입니다. 세종대왕의 형인 효령대군이 한강 변에 지은 정자로, 애초 이름은 희우정(喜雨亭)이었으나 성종 때 '먼 경치를 바라본다'는 뜻의 망원정으로 바뀌었습니다. 왕실과 사대부들이 한강의 풍류를 즐기고 수군 훈련을 참관하던 곳이었습니다.

망원동은 오랫동안 평범한 다세대주택 서민 동네이자 상습 침수 구역이었습니다. 그러나 2010년대 중반부터 치솟는 홍대와 합정의 임대료를 피해 젊은 예술가들과 요리사들이 이곳으로 숨어들기 시작했습니다. 오래된 철물점이나 세탁소 옆에 감각적인 개인 카페, 소품샵, 이국적인 식당들이 들어서더니 '망리단길(망원동+경리단길)'이라는 별명을 얻으며 순식간에 핫플레이스로 떠올랐습니다.

망원로의 진짜 매력은 재래시장인 망원시장과의 공존에 있습니다. 트렌디한 카페에서 마카롱을 먹은 뒤, 바로 옆 시장에서 닭강정과 고로케를 사 들고 망원한강공원으로 피크닉을 가는 것이 서울 젊은이들의 클래식한 데이트 코스가 되었습니다. 600년 전 왕실 자제들이 풍류를 즐기던 곳이, 이제는 힙스터들의 놀이터가 된 셈입니다.